당신의 블루시티는 어디인가요?
- keemeiqi
- 2018년 8월 22일
- 2분 분량

온 마을이 푸른 빛으로 물든 도시.
인도의 조드푸르와 모로코의 셰프샤우엔.
결코 가깝지 않은 두 나라가 이렇게 비슷한 경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그래서 담아보는 소소한 풍경과 여행 사진들.

나의 첫 블루시티는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조드푸르였다.
인도에서 델리, 아그라, 자이푸르를 지나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 사실은 인도행 티켓을 끊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곳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공유와 임수정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 '김종욱찾기'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
살면서 온 마을이 푸른빛으로 칠해진 곳은 처음이었기에, 갖은 동남아 여행에 권태로움을 느끼던 나에게 '여행을 하고 있다'는 감각을 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신선한 곳이었다.
이 곳에 굉장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온통 파랑 페인트로 칠해진 마을 자체를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내가 방문했던 시기는 한창 인도 내의 집단 성폭행 이슈로 들끓던 시기(2016년도 초중반)였기에 한국인 관광객은 눈을 씻고 찾아도 찾기 힘든 때였다. 나야 딱히 그런 이슈가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영향을 끼치는 편이 아니어서 겁없이 방문했다만, 추천하기에 꺼려지는 것은 사실. 아무튼 때가 그런 때여서 영화에 나왔던 호텔도 한산했고,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방에 묵을 수 있었다. 아래는 호텔 데스티니.

델리의 시장에서 사리를 사두었었는데 이 날 입으려고 배운대로 따라해 보았지만 통 똑같이 따라할 수 없었다. 다행히 호텔 주인 할머니가 사리의 모양을 잡고 예쁘게 입도록 도와주셨다.

두 번 째 블루시티는 모로코의 셰프샤우엔이다. 이 곳 또한 놀랍게도 모로코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파란색으로 칠한 마을의 풍경으로 유명하다. 여기서도 조드푸르를 방문할 때와 비슷하게 (정말 신기하게도) 모로코를 거의 계획이라곤 전무한 상태에서 입국하게 된지라 어떠한 곳이라는 일말의 지식도 없는 상태로 셰프샤우엔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래서 버스에서 내려 마을로 올라가면서 주위를 둘러 본 나의 심정은!

인도의 그 곳과 너무나 비슷한 풍경! 이 곳이 아시아의 어떤 도시 한 곳이었다면 이처럼 깜짝 놀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저 멀리 떨어진 인도의 도시와 아주 많이, 정말 많이 닮은 곳을 북아프리카 대륙의 모로코에서 찾을 줄이야. 이 정도면 블루시티는 나의 운명일까?

이번엔 기념으로 빨간 옷을 사서 입어보았다.
셰프샤우엔은 탕헤르와 테투안에서 조금 더 내륙으로 들어간 리프 산맥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은 고지대여서 날씨가 선선해(그러니까, 모로코에서는 비교적으로 말이다) 현지인들이 휴가로 많이들 방문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파랑파랑한 건물들을 보고 있자면 시원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햇빛은 따갑다.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오르막 내리막길의 연속이자 계단이 많아 캐리어를 들고 간 나에게는 지옥과 같은 곳이기도,, (먼 산)

곳곳에 귀여운 고양이들과 쨍한 색색의 염료, 옷가지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인도에서도 모로코에서도 헤나를 시도해 보았다.


여기서나 저기서나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여행패턴에는 큰 변화가 없다. 자세하고 상세하게 계획하지 않고 기회가 되면 일단 가고 본다는 점에서. 한가롭게 도시를 걷고, 길에서 파는 음식을 사먹어 보고, 높은 곳에 올라가 탁 트인 전망을 보고, 현지옷을 사입어 본다던지 하는 뭐 그런 일련의 것들.
둘 중에 더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어렵다.
정말이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각자의 매력이 있는 두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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